무등산의 가을
무등산의 가을
2016/ 10. 29, 토, 오전7시50분 집출발~~나홀로
날씨/맑음
코스/증심사~토끼등~중머리재~장불재~낙타봉~규봉암~입석~서석~중봉~동화사터~바람재~토끼~증심사
가을이 내려앉은 무등을 보러 나홀로 달린다.
오늘은 갑자기 아침 날씨가 싸늘~~
증심사에 도착하니 많은 산객으로 인산인해~~오늘이 무슨날인가??
혹시~천왕봉 군부대 개방하는 날일까?? 알고보니 범시민대회 한다고 시끌벅적~~
천왕봉 개방은 11월 5일 토날 한다나~~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긴 등로~
백마능선에서 바라본 입석~서석~~아침에는 추웠는데....햇살이 비추면서 날씨가 넘좋다.
낙타봉 가는길에 지운님을 만나고~~
광석대를 바라보며~
백아산과 지리반야~~흐리게 보이고...
가을이 내려앉은 무등~
곱게 물든 오색단풍~
지운님과 둘이서 석불암을 지나 규봉암으로....
석불암 마애불
낙타봉과 백마능선~바라보기~
지공너덜~
지공대사 좌선 수도원 석굴....
큰 바위를 지붕 삼고
돌로 벽을 쌓고
온돌과 부엌이 있는
석굴이 있네.
마당 밖은 큰 돌 작은 돌로
울타리 담을 쌓아
맹수의 침범을 막는
높다란 성곽을 만들었네.
여기가
수많은 불제자들이
불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지공대사의
좌선수도원이라네.
화장실은 사각형으로
담을 쌓고 문도내고
가운데에 두 발을
딛는 돌 판자
두 개를 나란히 놓았네.
지나가는 사람마다
육백년이란 세월을 보낸
귀하고 귀한 보물인줄 모르고
쉬어가면서도
쓰레기 하나 치워주는 사람 없고,
이웃 암자의 스님마저 관심 없네.
규봉암과 석불암 사이에 지공너덜겅이 있는 곳에 지공대사가 수도 하였다는 지공대사 좌선 수도원인 석굴이 있다.
그 앞 우 방향 13보 거리에 화장실도 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에 조성된 것이다.
그런데도 없어지지 않고 뚜렷하게 남아 있다. 무등산의 보물 증 가장 으뜸가는 보물이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하늘 화장실~
화장실(안 쪽)은 가로121㎝, 세로 137㎝, 높이(담) 78㎝ 곳에 발을 딛고 일을 보는 변기 석(돌 판자)은 변이 떨어지는
구명은 15㎝ 간격을 두고 양쪽에 나란히 세로 46㎝, 가로 46㎝인 돌과 세로 61㎝, 가로 39㎝인 돌을 놓았다.
하늘을 지붕 삼고 공기 맑은 곳에서 배설한 기분을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그 맛을 누가 알라?
출신지가 전라북도 고부이고 지공대사의 제자인 백운경한(白雲 景閑)은 지공대사(指空大師)가 좌선(坐禪) 수도원(修道院)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
거산(居山)
꿈같은 세월 어느 사이 육십이 지났으니
이 고산(孤山) 한적한 석굴이 내 지내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로다.
배고프면 한 끼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자며
그저 평범한 촌부로 지내노니 나를 아는 이가 없구나?
한 생각 일지 아니하면 모든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니
이 요체를 어찌 비유로 들어 나타낼 수 있겠는가?
물에 비추는 달빛은 텅 비어 있어도 볼 수 있으나
텅 빈 마음이라는 거울에 비춘 상(象)은 항상 공(空)할 뿐이로다.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쪽빛으로 물들인 듯하나
문 밖의 저 푸른 산은 사람이 그린 그림이 아니로다.
푸른 산과 물소리는 우주 삼라만상의 실상을 나타내 주는데
누가 있어 그것을 보고 무생(無生)을 깨닫겠는가?
산과 물은 푸르고 또 푸르며
새들은 노래를 부르고 꽃은 만발하도다.
이 모두가 다 줄 없는 가야금의 곡조러니
눈 푸른 호승(胡僧:지공대사)이 한없이 바라보네.
국화꽃과 푸른 대나무는 남의 것 아니며
밝은 달과 시원한 바람 또한 세속의 경계가 아니로다.
그 모든 것 다 내 집의 것이로니
손에 잡히는 대로 가져와 내 마음 가는 대로 쓰도다.
고산사 산 밑은 몸 지내기에 좋은 곳이로다.
먹을거리 지천에 널려있고 함께 사는 이웃 또한 좋도다.
무심한 촌 늙은이 마음에 걸리는 것 없으니
달라는 이 있으면 집안의 불씨까지 온통 다 내어주고 마는 도다.
바람은 창 밖 솔숲에 울부짖고 흰 눈은 산에 가득하고
밤이 되니 푸른 등불 고요함을 비추어 주는 도다.
질박한 옷을 입고 세상사 내려놓으니
산에 사는 이 한가한 승 깨달음을 얻는 때로다.
배고프면 한 끼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자노니
내 한마음 한적하노니 세간의 모든 경계 또한 한가하도다.
옳고 그른 경계로써 나를 탓하지 말지어다.
뜬구름 같은 중생사(事) 억지로 할 일 아니로다.
마음속에 가진 걸림 많은 경계는 말할 것 없도다.
피곤하면 한가로이 드러눕고 목이 마르면 차를 마실 뿐이로다.
임제(臨濟)와 덕산(德山)은 미혹함에
공연한 방편으로 방(棒)과 할(喝)을 썼도다.
햇빛은 맑고 강산은 수려하며
푸른 봄 온갖 꽃과 풀은 영롱하게 빛나노니
무엇 때문에 새삼스레 법회를 마련하겠는가?
온 우주의 삼라만상이 본래 있는 그대로 참인 것을
해가 아무리 밝다 하나 밤을 밝힐 수는 없으며
거울이 아무리 맑으나 뒷면은 비출 수 없으니
해와 거울이 어찌 내 마음만 하겠는가?
내 마음 있는 그대로 원만하게 항상 참 모습을 비추는 도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세상에 오지 않고
달마 대사께서 천축에서 오지 않았더라도
부처님 가르침은 온 세상에 두루 하고
봄바람에 온갖 꽃이 활짝 피었으리라.
고산(孤山) 아래 자리한 사찰은 한가롭고
거기 사는 나 또한 무심하기 그지없도다.
돌로 쌓은 계단 무너지거나 말거나
돌로 이은 지붕이 성성하거나 말거나 그저 내버려 둘 따름이로다.
내 본래 산에 사는 산 사람이러니
모습 또한 촌스럽고 말수도 적어
누구를 만나더라도 호들갑스럽게 반기지 아니하나
그 마음이야 밝게 빛나는 가을달이로다.